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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 교육감
아인슈타인과
휴브리스(hubris)
시공간의 개념을 도입해 우주 모델을 설명하고, 광전효과를 발견해 물질의 근원적
구조에 대한 시각을 열어준 아인슈타인은 20세기 과학의 슈퍼스타입니다. 그런데 그는
고전물리학자로 분류됩니다. 뉴턴 역학의 계승자 계보에 드는 것이지요.
양자론의 관점에서 광전효과를 설명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양자이론의 애매하고
직관적인 태도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보어로 대표되는 양자론자들에게 보내는 따끔한 충고였습니다.
신, 곧 자연법칙은 확률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꺾을 수 없는 신념이었습니다.
논쟁의 상대였던 보어는, ‘신이 주사위 놀이를 하든 말든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며 응수했고, 이후 30년이 지날 때까지 다툼을 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인슈타인의 패배로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불행은, 논리 구조에 대한 신념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의 사고는 논리를 구성할 수 있고, 그 논리에 따라 만물의 법칙은 설명되어야
한다는 이 완고함이 힘들여 쌓아 놓은 성벽을 스스로 허무는 비극을 불러왔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완고함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주장에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논리적 토대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많은 사례를 겪었고,
그것을 훌륭하게 극복해 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례들을 관통하는 질서와 논리를
나름대로 파악해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굳건한 귀납적 사고 체제에서 벗어난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를 서투르거나 무지한 것으로 보기
쉽습니다.
04 2014 장학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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